방송 해설, 인터뷰

우리나라 전통 건축의 線에 대하여 - 1985년 7월 4일 KBS '한국탐구'

그항 캬바농 2021. 12. 16. 16:57

 

이 인터뷰는 1985년 KBS의 보도특집 프로그램 '한국탐구'에서 발췌했다.  주한 프랑스대사관에 앞뜰에서 진행된 인터뷰인데 방송된 부분은 이 인터뷰가 유일하다.  김중업선생의 우리나라 전통건축관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기회인데 반영된 부분이 너무 적어 아쉽다.  하지만 우리나라 건축의 선에 대해서 쉽고 명쾌하게 정의를 내려준 짧지만 의미있는 인터뷰이다.

 

 

"지붕이 가지고 있는 선이라는 것이 같은 동양권이지만 중국은 일단 직선으로 가다 끝에가서 갑작스레 치켜 올라가고요.  또 일본에서는 거의 직선으로 끝나고 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큰 원주의 일부분을 도려낸 것 같은 그런 우아한 곡선으로써 잘라져 올라갔고 또 말하자면 소위(김중업 선생이 말을 바꿀때 중복적으로 사용하는 어구) 우리나라의 민가를 볼 것 같으면  그 아주 아름다운 선으로써 이제 소위 내려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러한 선 자체는 일단은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그러니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아름답다고 느끼고 가장 즐겁다고 느꼈던 그런 선이야요.  그게 뭐인가 하면 사뿐히 하늘에 솟아올라갔다는, 한개의 비상하는 기분이라는 것은 이것은 즐거움에서 찾아볼 수 있는 거지, 절대 슬픔에서 찾아볼 순 없어요.  슬픔이라면 축 늘어져야 되겠죠.  그런데 그러한 것이 우리나라에 있어서 일단은 현세적으로 그 아름답고 기쁘고 한 생애를 국민전체가 바랬고 또 그 바램에서 그러한 것이 나왔다고 그렇게 볼 수가 있어요."